카테고리 보관물: 비즈니스모델

“Do things that don’t scale”에 대한 의미

와이콤비네이터의 폴그래험의 “Do things that don’t scale” 에 대한 여러 해석과 번역이 있는데, 원 의미를 제대로 전달하지 못하는 것 같아요. 결론적으로 말하자면 “규모를 추구하는 일을 하지 말라“는 의미인데 이상하게 해석하는 경우가 많네요. 또 “규모가 안 되는 일도 하라”는 식으로 의미를 축소시키는 해석도 있는데 이렇게 해석하면 규모를 추구하는 일을 하면서 규모가 안 되는 일도 보조적으로 하라는 것으로 해석되어서 스타트업에게 오히려 잘 못된 메시지를 주는 결과를 낳게 되어요. 명확한 메시지는 “규모를 추구하는 일”을 하지 말라 라는 것을 놓치면 안되어요.

규모를 추구하는 일 즉 시스템을 만들거나, 대규모 인프라와 플랫폼을 준비해서 대규모 단위로 사업을 하려는 시도를 하지 말고, 원래 하려던 일을 시스템은 최소화하고 손으로, 발로 한 사람 한 사람 고객에게 직접 가치를 창조하고 전달하는 일을 하라는 말이지요.

스타트업은 시스템을 만드느라, 인프라를 만드느라, 플랫폼을 만드느라 정작 원래 내가 하려던 일의 원래의 의미를 잃어버리고 배가 산으로 가는 경우가 많아서 폴 그래험이 충고하는 것이지요. 사업을 하는 것이 아니라 사업의 준비와 주변 일에만 골몰 하는 거죠. 원래 하려던 그 것을 시스템과 플랫폼 없이 직접 해 봐야 고객에게 그게 가치 있는 것인지 알 수가 있다는 말이어요.

우리 스타트업들도 그렇게 하기를 바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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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존형 혁신

비즈니스모델 가운데 오랫동안 해결 못해서 거의 불가능한 것처럼 알려진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고 큰 소리치는 것을 자주 만난다. 혁신적인 아이디어라고 이야기 한다. 도대체 어떻게 그것을 할 수 있는지 가만히 들어보면, 핵심적인 해결책은 특정 대기업과 제휴하면 되는 것이다. 정부가 법을 바꿔 주면 되는 것들이다.

이런 혁신을 ‘의존형 혁신’이라고 부르고 싶다.

대기업이 제휴해 주지 않거나, 정부가 법을 바꾸지 않으면 일어 날 수 없는 혁신이다.  의존형혁신은 혁신으로 인정하기 어렵다. 남이 도와주지 않으면 내 사업이 성립될 수 없다니, 사실 그건 사업도 아닐 지도 모른다.

그건 차라리 사업이라기보다 사회운동이나 정치가가 되는 것이 더 적합한 것이리라.

이런 비즈니스모델 아이디어가 떠올랐을 때 어떻게 해야 하나? 범위와 영역을 축소시키고, 시장과 고객을 나눠서, 대기업이 제휴해 주지 않거나 법이 바뀌지 않아도 가능한 영역이 있는지 찾으라. 

아마도 아주 작은 영역일거다. 그 작은 영역에 있는 고객과 시장조차도 내가 의도하는 제품에 반응 할 지, 안 할지 아직은 알지 못한다. 해 보지 않았으니까.

많은 스타트업 창업자들이 대기업을 붙잡고 제휴를 풀어가느라 시간과 돈 심지어 사업의 방향까지 바꾸어 가며 씨름 하는 걸 본다.

남이 내 돈 안 벌어준다“는 명언(? 누가 한 말? 흠~~ 제가 한 말이죠)을 되새기라. 대기업과 제휴하지 않은 상태에서 할 수 있는 일에 포커스하라. 

제휴하지 않으면 근본적으로 존립할 수 없는 아이디어인가? 그럼 버려라.

옛날 옛적 호랑이 담배 피던 구석기 시절에 신용카드 벤사를 창업하고 경영하고 있을 때의 경험이다.  수 년 만에 시장 점유가 20%가 넘는 선두기업으로 성장하면서 가맹점 숫자도 전국에 40만개가 넘었다.  오프라인 가게들을 대상의 사업을 구상한 회사들이 신용카드 벤사와 제휴하려고 수백 명도 더 찾아 왔었다.

그들의 공통된 구호는 “윈윈”이었다.  벤사도 좋고 그들에게도 좋은 협력이라고 했다.  그런데 내 귀에는 “무임승차”로 들렸다. 수백억 원을 들여 구축한 가맹점 네트웍을 공짜로 올라타서 사업을 쉽게 하고 싶어하는 눈치가 역력했다.

어쩌면 대기업과 중소기업간의 제휴가 이런 동상이몽으로 시작해 불화와 소송으로 얼룩지는 것이 아니었을까 짐작해 본다.

스타트업이 생각하는 사업모델이 이런 “의존형 혁신”이라면,  남을 혁신하기 전에 그 모델 자체를 “자립형”으로 스스로를 먼저 혁신하고 시작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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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업계획서”와 “비즈니스모델”

나는 ‘사업계획서’라는 말을 가능하면 쓰지 않으려고 노력한다. 단어가 가진 함축적 의미 때문에 종종 의도하지 않은 의미를 전달하고 사람들을 잘 못 인도한다. ‘사업계획서’라는 말이 스타트업 창업자들을 오해하게 만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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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업”이라는 말과 “계획”이라는 말 그리고 마지막에 “서”라는 단어가 합쳐져서 ‘사업계획서’가 된다.

 

“사업”이라는 말을 들을 때 우리 머리 속에 떠오르는 것이 무엇인가? 정주영, 이병철과 같은 사업가들의 모습? 언론에 등장하는 대기업들? 내가 경험했던 직장? 증권회사의 애널리스트들이 TV에 출연해서 소개하는 회사 이야기들인가? 그렇다. 대부분 대기업들의 이야기이다. 사업이라고 하면 무언가 거창한 전략을 세우고, 형식적인 보고서를 만들고, 공격적인 투자와 마케팅을 해서 성공하는 것을 연상한다.

막 창업해서 열 평도 안 되는 쪽 방 사무실에서 두 사람이 모여 무언가 모색하고 추진하는 모습은 ‘사업’이라는 단어를 통해서는 연상되지 않는다.

‘사업’이라는 단어 자체가 이미 대기업 사업을 전제한 상상을 하게 한다. 초기 기업 즉 스타트업기업의 사업은 대기업의 사업과 전적으로 다르다. 사업이라는 단어를 통해 스타트업기업이 해야 하는 일을 상상할 수 있도록 돕기보다 오히려 오해하도록 만든다. 스타트업은 사업을 하는 것이 아니다. 사업을 ‘준비’하는 활동을 한다. ‘사업’과 ‘사업의 준비’는 완전히 다른 활동이고 완전히 다르게 행동해야 한다.

 

“계획” 이라는 말은 기획이라고도 한다. 우리가 회사를 다니면서 많이 듣고 보고 또 직접 만들었던 기획(서)들의 작성과정과 모습은 어떠한가? 시장과 경쟁사도 조사하고 설문조사도 하고 SWAP분석도 해서 결론을 만든다.

지적으로 정직하고 성실한 사람들은 그런 과정 중에서도 “진짜” 시장과 경쟁사가 어떠한지 궁금해하며 시간을 들이고 발로 뛰며 고객과 제품개발자들을 만나 조사한다. 그러나 그런 사람은 많지 않다. 또 그렇게 하고 싶어도 현실은 시간이 부족하고 권한도 제한되기 때문에 기획자들은 ‘진짜’ 보다 ‘모조품’ 기획 경험을 더 많이 한다. 일정한 결론과 방향을 정해 놓고 거기에 필요한 근거를 찾기 위해 인터넷을 뒤지고 신문과 책에서 유리한 문구나 자료를 찾아 채워 넣은 요식행위로서의 기획서 작성에 익숙해 진다. 보고 할 때 한 두 번의 질문에 요령껏 임기응변을 잘 하는 사람이 능력 있는 조직원으로 등극한다. 이 능력은 대학에서부터 리포트를 작성하고 발표해서 ‘A’점수를 받는 방법을 배울 때 확실하게 배우고 터득한다. 대충 끼워 맞추고 때우면서 겉만 멋지게 포장 하는 일이다.

계획은 그 출발점이 ‘나’라는 것을 암시한다. 계획은 ‘나의 계획’ 혹은 ‘우리 조직의 계획’이다. 나의 의도다. 나의 바램이다. 내가 중심에 선다.

대기업은 이미 검증된 시장과 기존에 판매하는 상품을 가지고 어떻게 더 잘 할 수 있는가를 고민한다. 이 때 ‘나’ 혹은 ‘우리 조직’을 중심에 세우고 나의 존재를 전제로 어떻게 고객과 시장에 효과적으로 접근 할 것인지에 대한 ‘계획’을 세우는 것이 맞는 접근이다.

스타트업은 아직 ‘나’ 혹은 ‘우리 조직’ 혹은 ‘우리 사업’이라는 전제나 기반을 갖지 않은 상태다. 스타트업은 나 혹은 조직이 발을 디딜 단단한 땅 한 뼘이 없다. 그 땅 한 뼘은 오로지 고객과 시장에게서만 얻을 수 있다. 나로부터 출발하지 않는다. 내 생각이 중요하지 않다. 내 계획과 바램 위에 올라설 자리는 없다. 스타트업은 그 땅 한 뼘을 찾는 일이 주된 임무다.

그러므로 스타트업에게 적합한 용어는 “계획” 혹은 “기획”이라는 단어가 아니라 “탐색”이다. 접근 방법도 ‘기획’, ‘문서작성’보다는 ‘가설검증과정’이라고 명명하는 것이 더 적합하다. 책상에 앉아서 토론하고 자료 찾고 문서를 작성하는 것보다, 문 밖으로 나가서 잠재 고객이라고 생각하는 사람들을 직접 만나고 이야기를 나누고 잠재고객의 생각을 확인하는 활동을 통해 얻은 숫자와 배움의 누적된 자료가 더 중요하다.

 

“서” 물론 누구나 문서는 필요하다. 그러나 기업에서 사용하는 보고서, 기획서, 사업계획서 형식의 문서가 스타트업에게 필요한 것은 아니다. 5년 재무계획 같은 것은 아주 예외적인 소수의 스타트업에게만 적합할 뿐이다. 엑셀프로그램에 상상의 데이터와 몇 가지 간단한 전제를 넣어 자동으로 계산한 숫자대로 사업이 돌아 갈 것을 믿는 투자자나 고객은 없다. 그것을 만든 창업자 본인도 그렇게 안 될 걸 알지 않은가? 대기업을 흉내 낸 그런 문서를 가지고 스타트업의 사업계획을 설명 할 수도 없고 그걸로 설득이 일어나기 쉽지 않다.

창업자들은 당연히 꿈이 크고 야망이 있다. 그러나 그런 말은 중간에 한번만 이야기하면 되지 그걸 풀어서 주저리 주저리 과장된 근거를 들이대면서 문서로 과장할 필요까지는 없다. 스스로 그것은 꿈이고 바램이라는 것을 스스로 알고 있다고 고백해야 한다. 대신 현실 세계에서 내가 할 수 있는 일과 내가 확인한 팩트(fact)와 앞으로 확인해 나가야 할 가설들을 이야기하는 창업자를 더 신뢰한다. 현실과 꿈을 구분하지 못하고 공중에 부양되어 있는 사업계획서들은 스타트업에게 적합하지 않다.

스타트업에게도 사람들에게 설명할 때 사용할 문서는 필요하다. 그것을 거창하게 사업계획서라고 하기보다 말로만 설명하면 아쉬워서 보조적으로 사용하는 용도다.  실리콘벨리에서는 이런 것을 피칭덱(Pitching Deck)이라는 용어를 사용하기도 한다. 설명하는데 필요한 약간의 치장 정도다.

덱(Deck)은 계속 변하고 진화한다. 내가 현재까지 확인한 것과 앞으로 확인 할 중요한 사항이 정리되어 있다. 반가설-반검증의 집합체다. 무언가를 실행하고 행동 할 목표가 아니라 실험과정과 앞으로 실험할 남은 가설들을 설명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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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타트업에게 있어서 비즈니스모델은 계획 문서가 아니다. 비즈니스모델이란 마치 수학문제를 푸는 과정을 묘사한 것과 같은 사업의 “해법공식”이라고 할 수 있다. 고객에게 가치를 반복적으로 제공하면서 규모를 만들 수 있는 “해법공식”이 바로 스타트업의 비즈니스모델이다. 이 공식을 찾는 것은 사업의 ‘천기’를 깨닫는 것과 같다. 역사상 천기를 안 사람은 세상을 흔들고 변화시켰다. 비즈니스모델도 마찬가지다. 해법공식을 알고 나면 그 다음에 사업”계획”서를 작성해야 한다. 물론 해당 공식을 반복하고 규모 있게 실행하기 위해 자본유치도 필요하다.

그러나 사업”계획”서를 작성하기 전에 ‘천기’를 아는 것 즉 ‘해법공식’(비즈니스모델)을 얻기 위해 해야 하는 것들에 집중하는 것이 스타트업의 진짜 미션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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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술이 능사인가?

사업계획을 들어보면 “너무 많이 생각한 함정”에 빠진 것들을 자주 본다.

지난 수천 년간 철학자들과 교육가들과 심리학자들이 해결하려고 덤벼들어도 아직까지 해결하지 못한  “인간의 약한 의지”의 문제를 “모바일 앱”이 해결 해 줄 수 있을까?  또 “이웃간의 원활한 소통”을 “지역민 소셜네트워크 서비스”가 해결할 수 있다면 인류의 평화는 코앞에 와 있다.

고객의 문제를 기술, 제품, 기능으로 전부 해결 할 수 있을 것처럼 기대하고 그 쪽으로만 시도한다. 기술이 아닌 다른 방법으로 그 문제를 해결하는 것이 더 적절한 경우가 많고 기술은 문제의 일부를 해결하거나, 문제해결의 보조적인 역할인 경우가 많다.

제품 없이, 기술 없이 그 문제를 해결 할 수 있는지 먼저 찾고 시도 해 보라. 그리고 나서 기술이 할 수 있는 역할을 찾아 제품을 개발하는 것이 적절한 접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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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타트업 창업자를 뺑뺑이 돌리는 말

거절을 돌려 말하거나, 귀찮은 일을 미루는 방법으로 ‘제품이 나오면 보자‘고 한다.

그러나 창업자들은 그 말을 그대로 믿고 제품부터 열심히 만든다.

 

고객도 그런 말을 한다.

투자자들도 그런 말을 한다.

심지어 교수와 멘토도 그렇게 말 한다.

잘 모르면서 자기 체면을 때문에 솔직하게 모른다고 말하지 않고,  

직접적인 거절의 말이나 부정적인 평가를 하기 싫어하는 무책임함 때문에 

스타트업 창업자는 빙빙 돌고 또 돌고 있다.

뺑뺑이

제품이 나오면 그 다음에는 ‘회원이 좀 모이면 보자’고 한다.

스타트업 창업자는

누구에게 보여주려고, 투자를 받으려고, 유명인의 인정을 받으려고

제품을 만들지 말라.

그건 뺑뺑이 도는 길이다.

오로지 고객의 말과 행동에 초점을 맞춰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