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라톤 선수와 사명

마라톤 선수의 사명은 뛰는 것, 완주하는 것 그리고 짧은 시간에 완주하는 것이다.

뛰다가 길가 예쁜 꽃이 눈에 띌 수도 있다. 길가에 좌전을 펼친 불쌍한 할머니도 목격할 수도 있다. 눈 앞에 넘어진 어린이를 일으켜세우는 걸 잠깐 도와주고 뛸 수도 있다.

자연스러운 일이고 문제가 없다.

그런데 달리는 중에 어떤 경험을 했느냐는 언론 인터뷰 질문의 대답에서 그가 ‘길가의 예쁜 꽃과 불쌍한 할머니 이야기 그리고 넘어진 어린이’ 이야기들로 대답하는 것을 목격한다면 그에 대해 어떤 평가를 할 수 있을까? 사람들은 그가 달리기는 했지만 집중하지는 않았다고 생각할 것이다.

사람들은 자신의 주된 관심사를 맨 먼저 이야기 하는 경향이 있다. 또 반복한다. 그리고 이면행동과 의사결정으로 표현한다.

사람들은 논리적이고 명시적으로는 자신의 사명을 이야기하지만, 무의식중에서나 평소에 하는 말과 행동 그리고 자주하는 이야기가 진짜 자신의 사명임을 깨닫지 못하기도 한다. 대청마루에 가훈으로 “온화함”을 크게 써서 붙여 두고, 그 앞에서 아이에게 큰 소리를 자주 질렀던 사람에게 가훈을 물으면 “온화함”이라고 대답하겠지만 그의 진짜 사명은 “엄격함”이었을 것이다.

마라톤 선수가 인터뷰중에 할머니를 만난 이야기와 길가에 핀 꽃이야기를 주로 이야기한다면 그는 달리는 것이 사명인 선수가 아니라 길가의 산책 나온 산책가가 적합할지 모른다. 비록 그것들을 다 보았고 또 넘어진 어린이를 일으켜 세우고 뛰었다 하더라도 사명이 분명한 사람에게는 그것들은 자연스런 과정으로 스처지나간 것일 뿐이다. 착한일과 사명을 혼돈하지도 말고, 뒤섞지도 말자.

스타트업의 사명도 마찬가지다. 사업계획서에 쓰여진 회사의 사명보다 무의식적으로 자주 말하는 것과 실행 이면에 들어 있는 것들이 그의 사명이자 관심사이다. 왜 그런 말로 관심을 표현하는지? 왜 그것을 하는지? 를 따져보면 그 뿌리에는 다른 사명이 발견된다. 어쩌면 사업을 하는 것이 아니라 산책가이거나 사회사업가이거나 예술가일지 모른다는 생각이 자주 든다. 모든 일이 다 그렇지만 특별히 스타트업은 사명을 분명히 알고 포커스 한 사람 혹은 조직만이 탁월한 결과를 만들어 낼 수 있다.

내가 무슨 말과 행동을 하는지 사명과 일치하는지 스스로 알아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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