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간 보관물: 12월 2014

국민대 K-엔턴십 기말고사 채점을 하면서

지난 학기 국민대 K-엔턴십 기말고사 시험을 며칠 동안 읽고 코멘트하며 채점하고 있다.  눈이 빠지려고 한다. 40명 정도인데도 이렇게 힘든데  교수님들 정말 수고 많으세요.

그 중에 K-엔턴십 어려웠던 것과 소감과 의견을 몇 옮겨왔어요.

“먼저 타교임에도 불구하고, 수업을 들을 기회를 주셔서 너무 감사합니다. 강의는 정말 너무너무 좋았습니다. 여러 스타트업에 대한 정말 핵심적인 강의들도 좋은데, 그보다도 내가 직접 내 아이디어, 아이템을 가지고 창업의 전 과정을 겪어볼 수 있다는 점이 정말 너무 좋았던 것 같습니다.

가설검증을 위해서 여러 친구들을 찾아다니며 설문부탁을 했었고, 랜딩페이지를 만들어 고객의 반응을 살피면서.. 정말 대박이라고 생각했던 아이템이 다른 사람들에게는 전혀 관심없는 아이템이 될 수 있다는 사실을 깨달았습니다. 고객 검증의 중요성을 알 수 있었던 것 같습니다.

이런 훌륭한 강의를 제공해주셔서 감사합니다!! 한 학기 동안 정말 많은 것을 배웠습니다.”

“렌딩페이지가 제일 어려웠습니다. 우리의 비지니스모델에 대한 headline이라던지, 간략한 설명을 사람들의 이목을 끌기 위해서 작성해야 되는 것이 생각보다 쉽지 않았던 것 같습니다. 또, 렌딩페이지는 간결하면서도 이목을 끌기 위해 글자 폰트, 그림 이미지 등의 디자인까지 신경을 써야 하는 부분인 것 같아서 가장 어려웠던 과정 중에 하나였습니다.”

K-엔턴십 프로그램을 재대로 수행 했네요. 랜딩페이지는 제품을 만드는 과정이나 만들고 나서 제품 소개 페이지를 만들때 당연히 해야 하는 걸 미리 해 보는 겁니다. 지금 이게 어려우면 제품 열심히 만들어도 제품에 좋은 메시지를 담지 못한 다는 것을 지금 미리 알게 되지요.

 

“K-엔턴십 진행과정 중에서는 고객검증이 가장 어려웠습니다. 총 10명의 잠재고객을 대상으로 한명 당 2 시간씩의 대면 인터뷰를 진행했는데,  비즈니스모델에 대한 혹독한 반대와 전혀 다른 방향의 의견과 조언들을 들으면서, 초기 가설을 대부분 수정해야 하는 일이 어렵고 힘들었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그로 인해 생각하지도 못한 방향의 아이디어와 견해를 들을 수 있었던 것은 큰 기쁨이었습니다.”

잠재고객을  직접 만나지 않는 스타트업은 느낄 수 없는 기쁨이자 깨달을 수 없는 것들이지요. 여기서는 10명을 만났지만 진짜 스타트업은 최소 100-200명을 만나야 하지요.

그런데 자신의 사업의 잠재고객을 열심히 만나는 스타트업은 사실 많지 않아요. 스타트업의 명함집에는 잠재고객 전화번호보다 다른 스타트업 CEO들의 전화번호가 더 많을 거예요. 사업을 하는게 아니라 사업놀음을 하면서도 스스로 모르고 있을 수 있어요.

 

“K엔턴십은 정말 실전적인 프로그램이라고 생각합니다. 여러 창업교육을 받아보았지만, 제가 창업교육을 마친 뒤에 10명의 실제고객 인터뷰피드백과 랜딩페이지를 만든 것은 K엔턴십 뿐이기 때문입니다.

개인적으로, 이 교육이 한국의 모든 대학에 널리 알려지기를 진심으로 희망하고 기대합니다. (중략) 감사합니다.”

제가 오히려 감사해요. 수고하셨습니다. 2014 국민대 K-엔턴십 멤버들~~~

재능이 지혜를 만나 로켓이 되다

이 글은 CBS 세바시 498회에서 15분간 이야기 한 내용을 정리한 글입니다. 녹화된 동영상 대신 원문을 공유합니다. 세바시 영상은 http://change15min.com/8244 에 있습니다

슬라이드1안녕하세요? 반갑습니다. 프라이머의 권도균입니다. 프라이머는 창업자금을 투자하고 경영을 가르치는 스타트업 인큐베이터인데요.

오늘은 프라이머가 추구하는 세가지 가치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려고 합니다.

프라이머는 2010년에 설립되었는데 설립 직후에 어떤 대학생 창업 모임에서 강의를 한 적이 있습니다. 프라이머 소개를 했더니 학생 한 사람이 프라이머는 창업 팀에 얼마를 투자해 주느냐고 질문을 했습니다.

지금은 1억 원 이상의 자금도 투자하지만, 당시의 프라이머 기준은 첫 번째 제품개발과 첫 번째 마케팅에 필요한 자금 2천 만원을 지원해 준다고 했습니다. 그랬더니 학생들 사이에서 탄성이 들려왔습니다. 어떤 탄성이었을까요? 슬라이드2

네, 돈이 너무 작다는 거죠.

그럴만하죠. 당시에는 대학에서 하는 창업경진대회에서 1등 하면 3천만원을 상금으로 그냥 받을 수 있었으니, 투자금으로 2천만 원은 정말 작다고 느낄 만했을 겁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프라이머는 창업팀에게 “애계”! 2천만 원의 금액을 투자하고 인큐베이팅해 왔습니다.  그 회사들 다수는 지금까지 성공적인 사업을 펼치고 있는데요, 초기에 인큐베이팅 했던 몇 회사를 소개하겠습니다.

여러분들이 잘 아시는 온오프믹스- 프라이머 1호 인큐베이팅 회사입니다. 슬라이드3

500만명이 다운받은 국내 1등의 모바일 전자상거래 플랫폼, 번개장터입니다.슬라이드4

2010년 말에 “에계!” 2천만원 투자하고 인큐베이팅해서 국내 1위로 성장했습니다. 불과 3년만인 2013년 가을에 네이버에게 100억 원이 넘는 가치로 인수되었습니다.

 

 

 

위트스튜디오입니다, 슬라이드5

디자이너들로부터 사랑 받는 UI디자인 SW를 만들어 왔었습니다. 이 회사 역시 금년에 네이버 라인플러스에 성공적으로 인수되었습니다.

 

 

 

대학생이라면 누구 다 아는 애드투페이퍼 역시 2010년 11월에 투자하고 인큐베이팅을 시작했습니다. 지금은 국내 100여개 대학에서 서비스를 확장 하고 있습니다. 슬라이드6

마이리얼트립. 2012년 초에 에계! 2천만원 투자하고 인큐베이팅을 시작했습니다.슬라이드7

현지인이 가이드가 되어 여행자들에게 현지인의 경험을 할 수 있도록 현지인과 여행객을 연결하는 공유여행서비스입니다.

 

 

 

 

스타일쉐어. 130만명이 사용하는 국내 최대의 모바일 패션서비스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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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라이머(시즌1, 시즌2)가 인큐베이팅 하는 프라이머클럽 회원사는 2014년 말 기준으로 총 27개 사입니다. 전체 리스트를 보시려면 http://www.primer.kr/?page_id=85 여기를 보세요

 

프라이머가 믿고 추구하는 첫 번째 가치는 바로 “돈보다 경영“ 입니다.

슬라이드9“돈” 물론 중요합니다. 그런데 항상 부족한 것이 바로 돈입니다. 그래서 우리는 항상 돈타령을 합니다.

공무원들은 항상 “예산부족” 핑계를 대지요. 회사도 항상 “자금” 부족해요. 개인도 마찬가지죠. 꿈은 있는데 돈이 없어서 꿈을 이루지 못한다고 말하죠. 스타트업도 항상 돈에 목말라 합니다.

심지어 돈보다 더 큰 가치를 추구한다고 하는 비영리단체나 자선단체도 최고의 관심사가 “모금”입니다.

사람들은 가치를 추구한다고 말하지만 진짜 속마음이 믿는 것은 “돈의 힘”인 것 같아요.

그러나 저는 스타트업에게 있어서 돈 보다 더 중요한 것이 바로 “경영”능력이라고 믿습니다.

많은 사람들이 한국 벤쳐가 해외에 진출해 세계적인 기업이 되지 못하는 이유에 대해서 기술의 문제다, 영어의 문제다, 네트워크의 문제다, 자금의 문제다는 식의 이야기를 합니다. 제가 만나보고 경험한 바로는 진짜 부족한 것은 “경영”의 능력입니다.

경영은 항상 부족할 수 밖에 없는 돈과 인재와 같은 자원과 불리한 환경적 조건을 가지고 탁월한 결과를 만드는 지식과 지혜입니다.

프라이머는 겉보기에는 돈을 투자하는 투자회사처럼 보이지만, 경영의 지식이 더 중요하다고 믿으며 경영을 후배 창업가들에게 전수하는 것에 더 집중하고 있습니다. 저희가 인큐베이팅 한 스타일쉐어의 윤자영대표의 이야기를 한번 들어보겠습니다.

 

스타일쉐어의 윤자영대표는 제가 2010년 봄 모 대학에서 강의를 할 때 처음 만났습니다. 저는 그 전에도 패션관련 사업계획서를 많이 받아봤었어요. 거기서 패션과 패션의 트랜드에 대해 이야기 하지만, 대부분은 언론이나 다른 사람들이 한 이야기를 따라 하는 것들 이었습니다.

그런데, 윤자영대표의 사업계획서를 보고 스트릿패션 사진에 대한 이야기를 들으면서 이것은 남의 이야기를 따라 한 것이 아니라 전적으로 자신이 경험하고, 오래 집중하고, 스스로 깨달은 진정성이 담겨있는 관점이라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만난 지 1시간도 안되어서 제가 “에계!” 이천만 원을 투자 해 줄테니 회사를 만들어 한번 시도해 보기를 권했고 이렇게 스타일쉐어가 시작되었습니다. 지금은 130만명이 다운받고 사진 하나 올리면 쉽게 천명이 “좋아요”를 하고, 수 백 개의 덧글이 달리는 활발히 활동하는 국내 1등의 모바일 패션 네트워크가 되었습니다.

이처럼 저는 재능보다, 하고자 하는 일에 대해 오랫동안 가졌던 진정성 있는 관심과 집중을 더 가치 있게 봅니다.

 

프라이머가 추구하는 두 번째 가치는 "재능보다 진정성“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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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한 진정성이 있어야 진짜 고개만족을 만들 수 있습니다.

번개장터 공동창업자 3명이 모두 20대말 총각이었다.

번개장터는 모바일 마켓플레이스로서 판매자와 구매자들이 모두 고객인데, 초기에는 판매자들이 중요한 고객이었는데 주로 옷이나 액세서리를 판매하는 20대 여성 개인사업자들이 많았습니다.

총각과 처녀들이 앱을 통해 만나니 어떤 일이 벌어졌을까요?

번개장터 운영진들은 이들 판매자의 질문에 대해 정성과 애정이 듬쁙 담긴 친절한 답장을 쓰고, 심지어 밖에서 만나 식사까지 대접했다고 해요. 이건 썸을 탄 것일까요? 저는 고객 서비스일 것으로 믿습니다. 어쨌든 경제적인 관점이나 효율의 관점에서는 말도 안 되는 비합리적인 일을 한 것이죠.

그러나 고객을 사무적이고 형식적으로 응대한 것이 아니라, 진짜 친구 대하듯이 애인 대하듯이 사랑과 관심과 정성으로 대한 것이 바로 번개장터가 다른 경쟁 서비스와의 경쟁에서 이기고 일등이 된 중요한 요소라고 생각합니다. 슬라이드13

지금의 스타트업의 붐을 사람들은 모바일이나 기술이나 창의성의 힘이라고 많이 이야기하는 것 같아요. 저는 조금 다르게 봐요.

고객만족을 희생시키면서 규모와 효율을 추구하는 대기업 경영과 그 잃어버린 고객만족을 고객에게 다시 돌려주는 고객만족 경영의 대결에서 고객만족 경영이 이기고 있는 현상이 바로 스타트업의 붐이라고 정의합니다.

진정성에서 우러나온 고객만족이야말로 진정한 경영비법이자 혁신입니다.

 

프라이머가 추구하는 세 번째 가치는 “경험보다 원칙”입니다.

슬라이드14우리는 왜 원칙을 지켜야 할까요? 감옥에 안 가기 위해서일까요? 아니어요. 본질을 지키기 위해서 입니다.

원칙은 본질을 지키는 보초병과 같습니다.

우리는 평생 동안 본질이나 진짜보다 모형이나 모조품을 다루는 것에 익숙하도록 교육받습니다.

공부나 실력보다 좋은 점수, 경험보다 스팩, 의사결정을 위한 정보보다 멋진 보고서 같은 것으로 평가를 받습니다. 그래서 본질 그 자체를 추구하기보다는 그것을 잘 하게 할 것 같거나 쉽게 할 수 있을 것 같은 쪽집게 참고서나 족보나 묘수와 편법 같은 것을 찾게 됩니다.

그래서 창업을 할 때도 사업을 하기보다 창업전문가가 되려고 해요. 어떻게 하면 많은 회원을 모집할 수 있는가? 어떻게 하면 투자를 받을 수 있는가? 어떻게 하면 이익을 극대화 할 수 있을까? 등등의 질문을 하면서 편법을 찾습니다. 그런데 정작 본질은 하지 않아요. 그 본질은 고객의 문제와 필요를 지금 바로 해결하는 것이죠.

거기는 사무실이 꼭 필요 하지 않아요. 모바일 앱이 지금 당장 반드시 필요한 것이 아닐 수 있어요. 직원 복리후생도 중요하지만 그것이 고객의 문제점을 해결하는 것은 아니지요. 그냥 남들이 하는 것을 흉내 내고 창업놀음을 하느라 시간과 돈을 다 소비하고 실패합니다. 요즘은 실패를 숭배하는 정서가 만연한데, 실패로부터 배우지 못하는 실패가 더 많은데, 이런 실패가 바로 그것입니다.

어떻게 하면 잘 할 수 있을까 질문하지 말고 그냥 원래 하려던 그 일을 하세요. 규모를 추구하지 말고 맨손으로 그 일을 지금 바로 직접 해 보는 것이어요. 그것이 본질을 추구하는 것입니다. 편법을 찾지 말고 진짜 그 문제를 해결하고 혁신하는 것만이 스타트업을 생존하게 만듭니다.

경험이 많은 것 보다 원칙을 든든히 지키며 가는 것이 겉보기에는 느려 보이지만 가장 빨리 가는 길이고 더 오래 갈 수 있도록 만든다는 것에서 경험보다 원칙을 세 번째 가치로 추구하고 있습니다.

제가 프라이머를 만들기 위해 구상하면서 작성한 사명서, 미션 스테이트먼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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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동안 이 사명서에 집중하며 달려왔고, 앞으로도 계속 재능과 잠재성을 가진 후배 창업가들을 찾고,  그들에게 도전 할 수 있는 기회의 문을 열어주고,  경영의 지혜를 가르침으로써 그들의 성공을 돕는 일을 계속 하겠습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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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학교에서의 태풍에 대한 대비과정을 보며

샌프란시스코에 수요일 밤부터 태풍의 영향으로 비가 많이 올 것이라는 예보가 있다. 벌써 며칠 전부터 방송이나 여러 경로를 통해 경고 메시지를 반복해서 보내고 있다.r-CALIFORNIA-RAIN-large570_thumb[1]

오늘 아이들 학교에서 학생, 학부모 비상연락망(Campus Alert System) 점검을 했다. 제대로 연락이 되는지, 전화번호나 연락처가 변경된 사람, 아직 등록하지 않은 사람들에게 빨리 등록하라고 반복해서 메일, 메시지가 오고 있다.

오후에는 교장에게서 메일이 다시 왔다.

“다가오는 비에 대한 예보를 어떻게 대응할지 알립니다. 오늘 이 지역의 학교 교장들과 안전담당자들이 지역을 관할하는 시, 주, 연방 담당관들과의 컨퍼런스 콜을 했습니다.

국가기상청(National Wether Service)이 예보하기를 태풍의 영향이 클 것이라고 확신한다고 하니까, 우리들 학생들과 선생님과 직원들의 안전에 충분히 준비하려고 합니다. 그래서 태풍 상황을 예의주시하다가 목요일(11일)에 학교를 close할지 여부를 내일 결정할 예정입니다.

내일 정오에 다른 컨퍼런스 콜이 있는데 그 회의를 마치고 결정할 예정입니다. 결정 후에 바로 결정사항을 학부모들에게 비상연락망을 통해 연락해서 알려드리겠습니다. 학생들과 가족들은 목요일 학교가 close할 경우를 대비해서 어떻게 할 것인지 미리 준비하시기 바랍니다.”

그리고 기상청에서 예보한 비가 많이 오는 시간, 바람이 세게 부는 시간 등등 상세한 정보를 보내 주었다. 더불어 기상청 홈페이지 링크, 이 지역 응급서비스 연락처 링크, 학교 응급상황실 연락처 링크 등등 정보도 첨부했다. 

마지막 문장은

“항상 우리의 첫 번째 우선순위는 우리 학생들과 직원들의 안전입니다.”

이다. 그리고 내일 또 알려준다고 하고 메일을 끝냈다.

안전에 대해 강조하고, 대비하는 것은 과도란 있을 수 없다. 안전을 돈이나 체면이나 귀찮음이나 이해관계로 양보 할 수 있는 사안은 아니다. 구성원, 국민, 사람의 생명에 대한 안전은 무엇보다도 가장 중요하며 모든 조직에서 최고의 우선순위에 두어야 한다.

“안전불감증”이라는 용어를 많이 쓴다. 나는 이 용어에 대해 불만이다.

안전은 실무자들의 게으름이나 무감각함과 무관심의 문제가  아니라 “안전”을 최고의 우선순위에 놓지 않는 최고 결정권자들의 “의사결정”의 문제이자 책임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