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존형 혁신

비즈니스모델 가운데 오랫동안 해결 못해서 거의 불가능한 것처럼 알려진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고 큰 소리치는 것을 자주 만난다. 혁신적인 아이디어라고 이야기 한다. 도대체 어떻게 그것을 할 수 있는지 가만히 들어보면, 핵심적인 해결책은 특정 대기업과 제휴하면 되는 것이다. 정부가 법을 바꿔 주면 되는 것들이다.

이런 혁신을 ‘의존형 혁신’이라고 부르고 싶다.

대기업이 제휴해 주지 않거나, 정부가 법을 바꾸지 않으면 일어 날 수 없는 혁신이다.  의존형혁신은 혁신으로 인정하기 어렵다. 남이 도와주지 않으면 내 사업이 성립될 수 없다니, 사실 그건 사업도 아닐 지도 모른다.

그건 차라리 사업이라기보다 사회운동이나 정치가가 되는 것이 더 적합한 것이리라.

이런 비즈니스모델 아이디어가 떠올랐을 때 어떻게 해야 하나? 범위와 영역을 축소시키고, 시장과 고객을 나눠서, 대기업이 제휴해 주지 않거나 법이 바뀌지 않아도 가능한 영역이 있는지 찾으라. 

아마도 아주 작은 영역일거다. 그 작은 영역에 있는 고객과 시장조차도 내가 의도하는 제품에 반응 할 지, 안 할지 아직은 알지 못한다. 해 보지 않았으니까.

많은 스타트업 창업자들이 대기업을 붙잡고 제휴를 풀어가느라 시간과 돈 심지어 사업의 방향까지 바꾸어 가며 씨름 하는 걸 본다.

남이 내 돈 안 벌어준다“는 명언(? 누가 한 말? 흠~~ 제가 한 말이죠)을 되새기라. 대기업과 제휴하지 않은 상태에서 할 수 있는 일에 포커스하라. 

제휴하지 않으면 근본적으로 존립할 수 없는 아이디어인가? 그럼 버려라.

옛날 옛적 호랑이 담배 피던 구석기 시절에 신용카드 벤사를 창업하고 경영하고 있을 때의 경험이다.  수 년 만에 시장 점유가 20%가 넘는 선두기업으로 성장하면서 가맹점 숫자도 전국에 40만개가 넘었다.  오프라인 가게들을 대상의 사업을 구상한 회사들이 신용카드 벤사와 제휴하려고 수백 명도 더 찾아 왔었다.

그들의 공통된 구호는 “윈윈”이었다.  벤사도 좋고 그들에게도 좋은 협력이라고 했다.  그런데 내 귀에는 “무임승차”로 들렸다. 수백억 원을 들여 구축한 가맹점 네트웍을 공짜로 올라타서 사업을 쉽게 하고 싶어하는 눈치가 역력했다.

어쩌면 대기업과 중소기업간의 제휴가 이런 동상이몽으로 시작해 불화와 소송으로 얼룩지는 것이 아니었을까 짐작해 본다.

스타트업이 생각하는 사업모델이 이런 “의존형 혁신”이라면,  남을 혁신하기 전에 그 모델 자체를 “자립형”으로 스스로를 먼저 혁신하고 시작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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