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텔스모드 창업가와 함께

지금와서 과거를 돌아보면 저가 바로 스텔스모드(Stealth mode) 창업가였어요.

천리안

데이콤 연구소에서 PC통신 천리안서비스의 멀티미디어를 연구하면서도, 저는 PC통신 서비스 자체에 관심이 많아서 집에서 독자적으로 UNIX기반의 BBS(Bulletin Board Service)라는 소형 PC통신서비스를 독자적으로 개발했었지요. 당시 PC의 DOS나 Windows환경에서 하나의 세션만 지원하는 공개BBS프로그램이 있었고, 개인이 집에서 이 공개BBS프로그램으로 게시판을 운영하는 사람도 많았지요. 저는 하나의 세션만 지원하는 것은 만족스럽지 않아서 아예 UNIX환경에서 멀티세션(여러사람이 동시에 사용할 수 있는)을 지원하는 BBS를 맨 밑바닥부터 1년 이상 퇴근 후, 주말에 개발했었어요.

사업을 해야 하겠다는 구체적인 계획은 없었는데 왜 그런 짓(?)을 했을까 생각해 봤어요.

1. 회사에서 주어진 일로는 내가 개발하고 싶은 것을 만족시키지 못했어요. 이런 아이디어, 저런 아이디어를 내어도 회사 조직이라는 한계 때문에 할 수 있는 환경이 안되었죠. 그럼 내가 직접 해 봐야 하겠다고 생각했죠. 요즘 식으로 말하면 구글의 근무시간 20% 개인프로젝트를 저는 개인시간 50% 프로젝트를 만든 거였죠. 네오위즈원클릭

2. 구체적으로 어떻게 할 줄은 몰랐지만, 이게 돈이 될 것 같다는 막연한 생각은 있었어요. 제가 만들던 BBS프로그램에 내장된 하나의 기능은 실제로 1년쯤 후에 제가 천리안에 제안해서 적용해서 엄청난 이익을 내었고, 또 네오위즈가 One Click이라는 이름으로 서비스해서 돈을 많이 벌었죠. 이런 식으로 돈이 된다는 입증도 되었죠. 그 당시에는 사업을 하겠다는 구체적인 생각은 없었는데 이런 것을 만들면 기존의 것보다 뛰어나서 돈이 벌릴 수 있는 기회의 냄새는 맡았던 것 같아요.

3. 다른 사람의 제약을 받지 않고 온전히 내가 구상하는 것을 만들고 싶다는 욕구가 너무나 강했어요. 내가 만들고 싶은 것을 만들어 세상에 선보이고 싶다는 욕구였던 것 같아요.

거의 2년 가까이 혼자 개발하고 또 서비스를 운영도 했었지요. 서비스를 위해 당시 삼보컴퓨터로부터 개인 돈을 거금 천 만원이 넘게 들여 UNIX 워크스테이션을 사서 집에다가 설치했었죠. 설치 엔지니어가 저희 집에 설치하러 와서는 “집에다가 이런 워크스테이션을 설치하는 사람은 대전 연구단지에서도 처음 본다”고 말하더군요. 참 별난 사람이었나 봐요.

그러다가 어떤 사업하시는 사장님을 만나게 되어 이렇게 저렇게 같이 일도 같이 해보기도 했었어요. 여름 휴가를 내서 그 회사 직원과 제휴 협상하러 유럽 출장도 갔다 오기도 했었지요. 열정이 넘치던 30대 초반이었죠. 열정은 지금도 넘치지만~~.

그런 경험이 저의 창업에 직접적으로 연결되지는 않았지만 창업 이후에 큰 도움이 되었어요.

만일 그때 저를 제대로 도와주고 가이드 해 주셨던 분이 있었다면 (당시에 자문을 미끼로 저를 이용하려는 시도만 있었지) 시행착오를 덜 겪으면서 좀 더 일찍 자리 잡는 회사가 되지 않았을까 생각해 봅니다. 

미로

저는 직장에서 열심히 일하는 사람들 가운데 자신의 전문영역에서 얻은 “인사이트”와 넘치는 “열정”을 이기지 못하고 괴로워 하시는 분들이 많다는 걸 압니다.

그런 분들이 뭔가 해 볼 수 있는 길이 지금 당장 회사를 그만두는 것 만은 아니라고 말하고 싶어요.

실리콘벨리에서 공식용어로 자리잡은 스텔스(Stealth)모드 창업이 있죠. 예외도 있지만 회사생활에 솔직히 시간 많아요. 그 시간 짜투리를 이용해서 내가 정말 하고 싶은 것을 구현하고 있는 분들이 참 많아요. 그런 분들을 저는 돕고 싶어요.

 스텔스2

왜요? 재미있으니까요. 저랑 비슷한 분들을 만나는 즐거움. 저의 과거의 모습을 다시 보는 즐거움. 그리고 새로운 아이디어들이 구현되어 세상에 등장하고 쓰여지는 모습을 보는 즐거움이 있죠.

유유상종이잖아요?

마침 4월에 제 한국일정 중에 프라이머멘토링데이를 여는데 이번 주제로 스텔스모드 창업가 멘토링으로 잡았는데,  관심 있는 분들은 ”프라이머 4월 멘토링데이(4/18일) http://onoffmix.com/event/43720” 에 신청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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