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식한 스타트업의 딜레머

요즘 스타트업은 공부를 열심히 하는 것 같다. 피칭자료 구성이나 발표 실력도 늘고, 용어나 방법론에 대해 박식하다. 무료세미나도 많고 심지어 유료세미나까지 다양하게 생겨서 공부하러 많이 다니는 것은 보기가 좋다. erudition

많이 아는 것은 분명히 도움이 된다. 거기에 무엇이 중요하고 핵심인지 알면 금상첨화다. 어떤 것은 나에게 필요한 것이고 어떤 것은 다른 곳에는 도움이 되지만 나에게 적용 할 것이 아닌지를 구분해 내는 것은 필수다.

정보의 홍수 속에서 헤엄을 칠 수 있는 능력 없이 단지 많은 정보를 습득하면 오히려 독이 된다. 아이러니하게 무엇이 도움이 되는지 아닌지 모르기 때문에 오히려 더 많은 정보를 습득하려고 애쓴다. 자신이 걷는 길에 대해 확신이 없으면 불안을 이기지 못하고 정보의 홍수에 풍덩 뛰어 든다.

많이 아는 것보다 하나라도 분명하게 이해하고 의미를 따라 실천하고 경험으로부터 배우는 것이 더 좋다. 아는 것 자체에 빠지면 하나를 실천해보기 점점 어려워진다. 이걸 실천해 보자니 저것이 부족하다는 사실을 이미 알고 있다. 완벽하기 위해 새로운 더 많은 지식을 추구한다. 끝이 없는 신기루를 쫓는다.

책을 새로 사면 책표지에 쓰여진 5-6줄의 소개문과 책의 제목 그리고 목차를 휘리릭 보는 것만으로도 책의 내용을 짐작할 수 있다. 사실 그 내용을 안다고 할 수 있다. 책에 대해서는 그래도 상관없다. 어디에선가 창피를 당하지 않을만큼 틀리지 않고 아는 척할 수만 있으면 큰 문제가 없다.

‘안다’는 느낌은 면역 작용을 일으킨다. 일단 그것에 대해 ‘안다’고 생각하면 뭔가 확실한 사건이나 창피를 당하는 결정적인 계기가 없으면 그것을 더 깊이 알고 싶어하지 않는다. 앎에 면역세포가 활성화 되었다. 사실은 ‘아는 것’이 아님에도 불구하고 표피적인 인상으로 진짜 지식을 거부하고야 만다. 본인에게는 불행이다.

알려면 확실히 알거나 아니면 도통 모르는 것이 더 좋다. 알려면 그것을 진짜 어느 정도의 깊이로 푹 빠져보지 않고서는 안다고 말하지 않는 겸손함도 좋다.

정보의 홍수 속에서 살아 남는 방법은 홍수를 벗어나 섬으로 피신하는 것이다. 너무 많은 멘토를 찾지 말라. 너무 많은 세미나를 다 찾아 다니지 말라. 너무 많은 지식을 갈구 하지도 말라. 내가 필요한 지식을 취하라. 내가 필요한 지식은 내가 현재 실행하고 있는 가운데 필요로 하는 것이다. 그 이상은 과한 것이고 불필요한 것이다.

태그 지정됨 ,